탄광의 기억을 후세에 전하다
탄광 유산을 모형으로 재현하다
사이토 야스노리 씨(68세)
옛 호쿠탄 호로나이 탄광(미카사시)의 변전소와 선탄장, 탄광의 수호신을 모셨던 호로나이 신사, 탄광 사택….한때 탄광 마을을 이루었던 건물들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정교한 목재 입체 모형으로 재현해 오늘날에 전하고 있다.
모형 제작을 시작한 것은 약 8년 전이다. 사진과 오래된 자료,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작업해 왔다. 지금도 남아 있는 건물은 직접 줄자로 치수를 재고, 사라진 건물은 도면과 안내도, 사진 등을 참고해 가능한 한 실제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당시 건물 대부분이 철거됐습니다. 제 기억이 남아 있을 때 그 모습을 모형으로라도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
완성까지 수개월
지금까지 제작한 모형은 10점을 넘는다. 주로 홈센터에서 구입한 목재와 아크릴판을 사용하고, 색을 입힐 때는 물감을 쓴다. 돋보기로 들여다보거나 핀셋을 이용해야 할 만큼 세밀한 작업도 많다.
변전소 모형은 실제 크기의 약 40분의 1로, 높이 25cm, 폭 40cm다. 지붕에는 작은 동판을 하나씩 붙이고, 벽돌 벽도 물감으로 색을 입혔다.
호로나이 신사는 실제 크기의 30분의 1로, 높이 약 20cm, 폭 약 30cm다.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재현했으며, 탄광 사택 모형에는 부엌과 다다미까지 만들어 넣었다.
옛 호로나이 탄광의 갱내 입체 모형은 지하 1,200m까지 뻗어 있는 갱도를 표현했으며, 1975년에 발생한 가스 폭발 사고 현장도 표시했다.
장인정신으로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손질을 거듭하기 때문에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몇 개월씩 걸린다.
그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탄광에서 일한 광부 출신이다. 탄광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1965년부터 1989년 폐광할 때까지 옛 호쿠탄 호로나이 탄광에서 갱내 기계 설비의 유지·점검 등을 담당하는 기술자로 일했다.
탄광 유산 보존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미카사·탄광의 기억 재생 모임(みかさ・炭鉱の記憶再生塾)’의 회원으로도 활동해 왔다.
호로나이 탄광 터의 풀을 베거나 현장 안내를 맡고, 산책로 난간과 안내판을 수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탄광에서 일하던 시절 갱내와 동료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도면도 중요한 참고 자료
지난해에는 탄광 전성기를 떠받쳤던 옛 호로나이선의 철교인 ‘트러스교’ 모형을 제작했다.
“실물을 본 적이 없어 쉽지 않았지만, 도면과 사진이 남아 있어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모형 제작 대상은 소라치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2007년에는 나가사키시의 탄광 유산으로 알려진 군함도(軍艦島)를 모형으로 제작했다. 현재는 사라진 수직갱과 사찰 등을 재현했으며, 약 6개월에 걸쳐 세로 96cm, 가로 32cm, 실제 크기의 5,000분의 1인 모형을 완성했다.
완성된 모형은 비영리단체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만드는 모임(NPO法人「軍艦島を世界遺産にする会」)’에 기증했다. 이 모형은 나가사키시 이오지마초의 리조트 호텔 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현재는 옛 호로나이 탄광의 수직갱 탑 모형을 제작하고 있다. 이달 안에 완성해 이와미자와시의 ‘소라치 탄광의 기억 매니지먼트 센터(そらち炭鉱の記憶マネジメントセンター)’에 전시할 예정이다.
“탄광을 아는 사람들이 탄광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후세에 전해야 합니다.”
그는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大川論 기자)